역사 이야기

프린스 오브 웨일스(Prince of Wales)

웅세무사 2022. 10. 2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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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 오브 웨일스(Prince of Wales)라는 단어를 여러분은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웨일스의 왕자일까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 칭호를 '고래 공'(Prince of Whales)이라고 하여 개망신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prince의 뜻

프린스는 왕위 계승자, 왕자, 군주의 종친,  귀족 제후, 군주 등 여러 뜻으로 쓰이기 때문에 항상 번역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단순히 대공으로 해석되는 단어도 prince와 grand duke 가 있으며, prince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러시아 등 각 나라에서 의미하는 바도 조금씩 다릅니다.

더욱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공작 백작 등은 일본이 유럽식 작위를 따오면서 공작-후작-백작-자작-남작의 오등작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유럽에서는 단순하게 공작이 백작보다 높다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대공은 오등작의 공작들 중에 큰 공작(大公)으로 번역되지만, 본질적인 의미로는 왕과 다름없는 작위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대공이 다스리는 국가를 대공국 또는 공국이라고 합니다. 지금 남아있는 공국은 모나코 공국과 리히텐슈타인 공국, 룩셈부르크 공국 등이 있습니다. 

출처 : 나무위키
출처 : 나무위키
출처 : 나무위키.

이 세 국가는 대공(prince)이 다스리는 국가입니다. 대공 작위는 왕작위와 마찬가지로 세습됩니다. 그냥 대공 = 왕이라고 이해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웨일스의 역사

영국 섬에는 켈트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로마의 침공으로 브리튼 섬 남부는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되죠.

출처 : 나무위키

아일랜드 쪽 켈트족을 게일이라고 불렀고, 로마에 복속된 켈트인들을 브리튼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로마에 복속되지 않고 북쪽에서 저항을 계속한 켈트족들을 픽트족이라고 불렀죠.

그리하여 영국이 있는 섬은 브리튼족의 이름을 따서 브리튼 섬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로마가 쇠퇴하자 이제 다시 켈트족의 시대가 오는 듯했지만, 곧바로 앵글로색슨족과 노르드인(바이킹)의 침략을 받아 브리튼 인들은 웨일스, 콘월 지방으로 이주하였으며, 일부는 바다를 건너 브르타뉴 지방에 정착하였습니다.

출처 : 나무위키

 

출처 : 나무위키

 

웨일스 지방에 정착한 브리튼인들은 계속해서 잉글랜드와는 독자적인 세력을 유지하며 지냈는데요. 13세기 웨일스 지역을 통일한 브리튼 인의 왕 러웰린이 스스로 웨일스 공(Prince of Wales)이라고 칭하면서 웨일스 공 작위가 전승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가 웨일스를 무력으로 정복하였고, 웨일스 공의 작위를 왕위 계승자인 에드워드 2세에게 수여하였습니다. 이후로 웨일스 공의 작위는 잉글랜드 왕위 계승자에게 주어지는 칭호로 굳어졌습니다.

참고로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잉글랜드의 왕이 바로 에드워드 1세입니다.

에드워드 1세

브레이브 하트의 다음시대를 그린 영화가 바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아웃로 킹"입니다

영화 "아웃로 킹"은 에드워드 1세의 아들 에드워드 2세와 스코틀랜드의 국왕 로버트 1세의 전쟁을 그린 영화입니다.

바로이 아웃로 킹에서 프린스 오브 웨일스에 대한 오역이 등장합니다.

THE PRINCE OF WALES WAS CROWNED EDWARD 2 OF ENGLAND를

로 번역한 것입니다.

웨일스의 왕자가 갑자기 잉글랜드의 왕좌에 올랐다? 이는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글자 자체를 번역한 것입니다. 

잉글랜드의 왕위 계승자가 웨일스 공이라는 사실을 몰라서 발생한 문제이죠.

"왕위 계승자가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2세로 왕좌에 올랐다" 이 정도가 적절한 번역일 것입니다.

[브레이브 하트]와 [아웃로 킹]은 명작이니 한 번쯤은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현재 프린스 오브 웨일스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서거하기 전 웨일스공은 당연히도 왕위 계승자인 찰스 황태자였습니다.

찰스 황태자의 프린스 오브 웨일스 책봉식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황태자의 모습입니다.

현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였고, 찰스 황태자는 찰스 3세가 되어 잉글랜드 왕위에 올랐으므로 현 프린스 오브 웨일스는 잉글랜드의 왕위 계승자인 윌리엄 왕자입니다.

출처 : 나무위키

 

웨일스 공(Prince)과 비슷한 작위로 요크 공작(Duke)이 있습니다. 요크 공작은 보통 왕의 차남이 수여받으며 현재 요크공작은 엘리자베스 2세의 차남인 앤드류입니다.

출처 : 나무위키

 


트와이닝스 사의 프린스 오브 웨일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보다 홍차 회사인 트와이닝스 사(社)의 제품에서 프린스 오브 웨일스를 접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921년 당시 왕세자(프린스 오브 웨일스)였던 에드워드 8세는 트와이닝스 사(社)가 자신만을 위해 블렌딩 한 이 제품을 상표명으로 팔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합니다. 

출처 : 나무위키

하지만, 에드워드 8세는 10개월 정도 재위하다가 왕위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에드워드 8세가 이혼녀인 심프슨 부인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영국 총리 스탠리 볼드윈은 " 이혼을 두 번이나 한 이혼녀와 결혼하면서 왕위를 지킬 수 없다"라고 하며 왕위를 포기하거나 결혼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둘 다 포기하지 않을 경우 내각이 총 사퇴하는 수밖에 없다며 엄포를 놓았습니다.

결국, 에드워드 8세는 이에 굴복하였고 "나는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 없이는 왕의 책무를 다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라는 세기의 연설을 끝으로 퇴위하였습니다.

참고로, 에드워드 8세의 동생으로 다음 왕위에 오른 사람이 조지 6세이고, 조지 6세의 장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입니다.

트와이닝스 사(社)의 프린스 오브 웨일스는 영국에서는 판매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아마도 왕세자와 관련된 명칭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

프린스 오브 웨일스

잉글랜드에선 국왕이 즉위한 후 첫 번째 전함에는 국왕의 이름을 붙이는 관습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드린 에드워드 8세는 재위 기간이 10개월 남짓이었으므로 이름을 붙일 전함이 없었고, 에드워드 8세를 이어 왕이 된 조지 6세가 에드워드 8세의 칭호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를 함명으로 하였습니다.

뒤이어 그다음 배는 자신의 이전 칭호인 요크 공작(왕의 차남)의 이름을 따 듀크 오브 요크(Duke of York)라고 함명을 짓습니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가 유명한 이유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그 유명한 독일의 비스마르크호와 프린츠 오이겐호를 추격했던 영국의 함선이기 때문입니다. 같이 추격한 전함 후드는 비스마르크에게 탄약고를 피격당하여 침몰하였습니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도 비스마르크와 프린츠 오이겐에게 일제 사격을 받아 전투불능에 처했지만 전투에서 이탈하여 도망갈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자존심이었던 후드와 프린스 오브 웨일스가 완전 박살이 나면서 영국의 자존심은 상처를 입은 영국은 거의 모든 해군 전력을 동원하여 비스마르크를 추격합니다. 비스마르크는 HMS 빅토리어스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소드 피시 뇌격기에 의해 치명상을 입었고 추격 끝에 결국 침몰당하게 됩니다. 비스마르크의 침몰은 거함 거포의 시대가 저물고 항공모함의 시대가 온다는 것을 알린 신호탄이였습니다.

소드피쉬 뇌격기 <출처: Public Domain>

전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는 수리 후 태평양전쟁에 참전하였다가 일본군 뇌격기에 의해 침몰하게 됩니다.

 


항공모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

출처 : 위키미디어

영국이 강력한 해군의 부활을 위해 건조한 항공모함 두척 중 한 척입니다. 한 척은 퀸엘리자베스이고 나머지 한척은 프린스 오브 웨일스입니다. 

원자력 엔진을 채택하지 않아 작전중 계속해서 보급을 받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으며, 현재 영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2개나 되는 항모전단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